그래도 가끔은

9월의 어느날

노종현 2015. 9. 21. 01:05

9월의 어느날..

 

9월의 중간쯤되는 어느날... 광명시 소아동...

 

제법 높아진 하늘과 시원해진 바람에도 초등학생들이 하교 하는 시간이라면 아직 덥지요.

 

바람은 불지만 햇볕이 따가워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그런 길 위로

 

초등학생 남자 아이 둘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인상을 찌뿌린채 절뚝대고 있었고. 또 한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가방을 앞뒤로 두개 매고있었습니다.

 

아마도 다리를 저는 남자아이의 가방을 대신해서 옮겨주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큰소리가 들립니다.

 

" 노종현~!! "

 

이름을 부르던 큰소리의 주인공은 큰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다짜고짜 아이의 뺨을 후려칩니다.

 

" 이런 병신같은 새끼가 남의 가방을 왜 들어주고 있어? "

 

아이의 손에 질질 끌리는 인형처럼 그 아이는 집으로 끌려갑니다.

 

다리를 절던 그 아이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체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옷이 벗겨집니다.

 

무어라 하는지도 모르는 엄마의 역정에 무조건 잘못했다며 빌고있습니다.

 

엄마는 매를 듭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는 날아오는 매를 피하지 않습니다.

 

소리내어 울지도 않습니다...

 

이제 해도 떨어져서 어두워진 시간에도 엄마의 설교와 매질은 끝나지 않습니다..

 

저녁도 굶은채 매타작이 끝나자 마자 책상머리에 앉은 그 아이는 교과서를 외고있습니다.

 

기약없이 얼마나 되는 분량인지도 정해지지 않은채 무조건 교과서를 욉니다..

 

11시가 넘은시간....  몇시간이나 울며 매질을 견딘 그아이는 책상앞에서 꾸벅꾸벅 졸고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번쩍~! 눈앞이 하얗게 변합니다.

 

" 이새끼가 책상 머리에만 앉으면 쳐 졸고있어~! "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방금 까지 꾸벅꾸벅 인사 했던 책상유리가 나무뿌리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깨져있습니다.

 

찝찝한 기분이 드는 액체가 입안으로 스며듭니다..

 

책상위로 피가 떨어지는걸 보고서야 깜짝 놀란 아이는 벌떡 일어섭니다..

 

그러다가 뒤로 밀린 의자 바퀴에 발이 깔린 아이의 어머니는 의자 바퀴에서 시급히 발을 빼는게 아니라

 

"아이고 아야~! 아이고 아야~!" 를 연발하며 아이의 머리를 후려칩니다.

 

뒤늦게 술에취한 아버지가 집에 오고서야 아이는 피를 씻고 잠에 듭니다.

 

그렇게 혼나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 수있었던 아이는 막상 누우니 잠이오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방에 가서 엄마 옆에 누워봅니다.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 나서도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엄마엎에 누워도 여전히 잠은 오지 않습니다... 고게를 들어올려 엄마의 얼굴을 한참이나 쳐다봅니다.

 

제규어나.. 표범과 같은 얼굴입니다.

 

도저히 이대로 잠들 수 없었던 아이는 다시 자기방으로 돌아옵니다..

 

등 부터 종아리까지 아파서 잠이 들 수 없던 아이는 해가 뜨길 기다려 학교로 가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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