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끔은

지켜지지 못할 약속..

노종현 2010. 10. 13. 22:39


음... 분명 그녀석은 그렇게 말했다...
"혹시 너랑 같이 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어.. 너라면... 날 정말 힘들게 하지 않고 소중하게 
 대해줄 것 같다고 생각했어.."
물론... 나라면... 나때문에 화날일은 없도록 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을거다... 남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괜히 혼자 신경쓰는 나니까. 괜히.. 혼자 신경쓰느라 쓸데없이 피곤하고 항상
손해보면서 사니까. 그렇다고 힘들게 하지 않든다는건 아닐거다... 사람이 힘들어지는건 사람이
힘들게 해서만 힘들어지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너랑 있으면 정말로 기분이 업되고, 너무 행복해져 자꾸 웃게되"
정말... 부끄러운 말을 잘도 한다... 하지만 나역시 그렇다. 이녀석을 만나고 있으면 내 기를 살려
주고 별거 아닌걸로 웃게 해준다.  그녀석 주변 사람들은 거의 알고있기 때문에 남들앞에 있을때
보다 내앞에서 좀더 여성스러워진다는것 정도는.. 알수 있다.
"난 요즘 니자랑 하는 재미로 산다. 학원사람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아빠한테도, 특히 웅이한테
너 자랑 하면 입이 요기까지 튀어나오더라."
내가 뭘 자랑할게 있다고.. 뭘 잘해줬다고 그러는지... 웅이라고 하는 그녀석은.. 3년쯤 전부터
그녀석이 좋다고 따라다니는 녀석이다.. 토실토실한게 얼굴도 무척이나 귀염상이다. 말도 정말
잘듣고 무척이나 귀여운짓도 잘하고 무엇보다 그녀석에게 그렇게 지극정성을 쏟을수가 없다.
그래도 그녀석.. 만날때마다. 구박만하고 눈길도 주지 않는다.
"나 웅이한테 73키로까지 빼면 사귀어주겠다고 했다."
그정도면 넘어가 줄만도 한데.. 이녀석 때문에 웅이란 녀석은 담배도 끊고 안하던 일도 하고
하루에 3시간씩 운동도 한다. 이런녀석이 또 있을까.. 어쩔땐... 너무한다 싶을정도로 웅이가
불쌍하기도 하다.
"요즘 학원에서 22살 짜리 남자애가 나한테 작업걸드라. 어린애가 그러니까 너무 뻔해보이는게
오히려 귀여운거 있지 "
라며 웃는 그녀석... 나야말로... 너 오늘 하는짓이 뻔히 보인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5년간 우린
친구로 잘 지내왔었다. 갑자기 왜그러는걸까... 시험잘보라고 근 한달 열심히 응원해준게 녀석
에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만한 일이었던걸까? 화학술에 알러지가 있어서 소주나 생맥주를 못
마시는 내가 바에서 술을 사는게 돈들까봐 부담스럽게 보였는지 생맥주를 사달라고
한다... 속보이는 친절..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다... 원액에 가스보충하고 물섞어 먹는 이런 화학
술엔.. 알레르기가 있어서 가려워지고 빨간 반점이 올라온다고 분위기맞추느라고 먹은다음날엔
병원에 가야 한다고.
꼭.. 바래다주기로, 오랫동안 좋은 친구가 되주기로, 어떤경우에도 니편을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나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당했던것에 대한 죄의식 또는 마음의 빚이라고 할 수 있는것들을
갚아주고 싶기 때문에 특별하게 대했던것일 수 도 있다..
어쩌면... 내가 잘못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남자친구보다 자상하고 가족보다 자기 가족들
을 더 챙기고 항상 자기편이 되어주는 내가 오랫동안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말 때문에 친구이상
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고 생각하고 그런식으로 기대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잘해 줄 수 없는게 미안할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좀더 멀리서 봐줘야 할 거같다는 생각이
들고있다.. 지금껏 만나왔던 남자친구들.. 자꾸 헤어지는것.. 자기 성에 안차서 그런다고 말하지만
항상.. 그녀석이 차인거다... 쓸데없이.. 내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던 터다... 자꾸 나와 비교했던
터다... 자꾸 나와 연락하기 때문이다. 겉으론 나와도 친하게 지내는것처럼 보였지만 그남자들
분명 나를 경계했을것이다.
꼭.. 좋은 남자 만나서 내가 해줄수 없는 내가 채울수 없는 부분까지 채워가면서 행복하게 웃고
살길 바라는데.. 그런 내가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신있기전엔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을거라 말했다. 5년전부터 지금껏 말이다.
이제는 이녀석이 결혼을 안할거란다. 잘해줄수록.. 신경쓸수록.. 난 이녀석에게 폐가 되고있는
것이다.
친구라고 말하기엔 너무 가깝고 연인이 되기엔 벽이 있는 어색한사이..
집에 가는 한시간동안 팔짱끼고 매달려 내속을 꼭 잡고 가던 그녀석..
내가 뱉은말은 지켜야 되는데.. 꼭.. 그래야 되는데.. 한가지 약속만큼은.. 어겨야 할 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좋은 친구가 되주면... 안됄것같다.
몹쓸짓을 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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