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끔은 64

두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실험이 있어요. 밀실에 개를 가두고 일정간격으로 전기충격을 주면, 처음엔 도망치려 노력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피할 수 없다는걸 깨달은 개는, 그냥 그 전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피하려 하지 않고, 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도 피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그 실험.. 마찬가지로 이 아이도 사흘에 두번은 있는일이라..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몇시간이나 되는 매질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어요. 아니, 그날은 좀 특별했을거에요. 보통은 4시간을 넘기지 않았던 매질의 시간이, 오늘은 6시간을 넘기고있었거든요... 그렇게 때리면 때리는 사람도 지치고 매도 부러질법 하건만... 유독 마디가 짧은 대나무 뿌리 회초리는 점점더 날카로운 아픔을 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여..

그래도 가끔은 2015.09.24

9월의 어느날

9월의 어느날.. 9월의 중간쯤되는 어느날... 광명시 소아동... 제법 높아진 하늘과 시원해진 바람에도 초등학생들이 하교 하는 시간이라면 아직 덥지요. 바람은 불지만 햇볕이 따가워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그런 길 위로 초등학생 남자 아이 둘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인상을 찌뿌린채 절뚝대고 있었고. 또 한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가방을 앞뒤로 두개 매고있었습니다. 아마도 다리를 저는 남자아이의 가방을 대신해서 옮겨주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큰소리가 들립니다. " 노종현~!! " 이름을 부르던 큰소리의 주인공은 큰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다짜고짜 아이의 뺨을 후려칩니다. " 이런 병신같은 새끼가 남의 가방을 왜 들어주고 있어? " 아이의 손에 질질 끌리는 인형처..

그래도 가끔은 2015.09.21

잠 않오는 밤

어쩐지 잠못드는 쓸쓸한 가을의 밤 괜시리 원망스런 고요한 시간으로 조금씩 파고드는 차가운 밤바람에 저항할 기력마저 나에겐 없는도다. 그래서 더소중한 포근한 기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워 서글프다. 하나둘 지워보려 꺼내본 기억들은 어쩌면 내게있어 또없을 보배니라. 이제는 자야한다 천번을 되뇌어도 사소한 기억하나 우연히 떠오르면 꼬리에 꼬리물고 뻗치는 가지처럼 생각의 늪이되어 한없이 빠져든다. 숨죽여 웅크리고 모든걸 외면해도 조금도 났지않고 나홀로 초라하다. 이렇듯 잠못드는 쓸쓸한 마음에게 기나긴 가을밤은 가혹한 형벌이다.

그래도 가끔은 2012.11.08

산다는게 참..

문득...옛날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내가 첫 직장을 가지기전에.. 잠시 머물렀던 회사... 그 곳엔 아는 사람의 소개로 들어간 터라... 일하고 있던 직원들의 눈은... 상당히 날 경계하고 있었다.. 난... 사회 초년생... 아직 대학도 채 졸업하지 못한 상태 였는데 말이다... 날 경계하는 자신들보다... 훨씬 위축되어있을 나 는 그들에게 생각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출근 첫날엔 이사님께서 직접 직원들 앞에 소개시켜 주었고... 적응기려니.. 하며 하는일 없이 하루를 보냈다...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부장님은 차장님에게... 차장님은 과장님에게... 과장님은 대리님에게... 날 떠넘기듯 보내버렸고... 2년째 일한다는 막내조차도 나에겐 말을 붙여주지 않았다... 말은 커..

그래도 가끔은 2012.08.22

양심없는 새끼

양심없는 새끼라고 했다.... 역겹다고 했다.... 아무 일 없던것 처럼 아는척 하는것이... 난.... 좋은 사람 ... 편한 사람 이고 싶었다. 주제넘게 가당치도 않은 것을 원한적도 있었다.. 해명하고.. 사과 하고... 매달릴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난... 이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인 거 같다... 의도 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난... 성격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남을 기쁘게 하는 재주는 없어도.. 나때문에 스트레스 받게 하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었나보다. 그럼에도 감사한다...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는거... 또 할 수 있다는걸 알게 해줘서... 하루종일 일이 아닌 그리움에 대한 생각으로 보낼 수 있..

그래도 가끔은 2012.08.09

어른이 된다는거....

꼴보기 싫은 사람을 보고 웃을 수 있는 것... 끔찍하게 하기 싫은 일을... 아무렇지 않은 듯 할 수 있는것.... 무엇보다. 원하는걸... 외면 할 수 있는것...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을 수 있는것....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할 수 없는것.. 아무리 바래도 티 낼 수 없는것.. 가지고 싶어도 참는것...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것... 또... 또.. 뭐가 있을까...

그래도 가끔은 2012.08.04

겁쟁이...

원래 자주 글을 쓰는 편도 아니지만.... 요즘은... 이쪽 카테고리에만 글을 올리는거 같다... 요즘 내마음에 흔들림이 심하다는건 이걸로 나타나는듯 하다.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해주는 핸드폰 어플을 통해 여러 사람을 알게 됬고.. 그 중 몇몇은... 만나보기도 했다. 알고 지내다 보니 그렇게 알게된 친구들의 사생활도 알게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건 아니지만 서로 친해진 만큼 하루라는 시간동안 얼마간의 시간은 그 사람들의 생각으로 보내기도 한다. 내 걱정도 이야기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고... 공감도 하고 위로도 하고.. 사실 이런 이야기들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 또는 의미가 있는지 잘은 모르겠다. 내가 하는 말들이 이들에게 진실로 다가가는지... 그들이 하는말에 난 마음을 담아 대..

그래도 가끔은 2012.07.30

알고싶다...

요즘... 날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이 생겼다... 너무나도 밝고 경쾌하고 정말 똑부러진 사람... 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무섭기 까지 한 그 성격... 좀더 알고 싶고 좀더 다가기고 싶다가도... 한번 씩 화를 낼때면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냥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기에도... 성의 없어보이고... 요모조모 따지면서 예기 하려하면... 점점더 화를 돋구는거 같고;;; 사람을 너무 않만나고 살았던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정말 알고싶다.... 그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걸 싫어 하고... 어떤걸 좋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화가 풀릴지...

그래도 가끔은 2012.07.23

혀는 때론 칼이 된다.

가끔... 어쩌면 늘... 오가게되는 우리 주위의 흔하디 흔한 인연들.. 일하면서... 지나가면서... 아는사람을 통해... 또는 말 그대로 우연히... 그런 인연들 중에 서로 마음이 잘 통해 좋은 인연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개중에는 그렇지 못한 인연들도 있다... 오랜만에 마주쳐도 바갑지 못한사람... 다시 보기 싫었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사람... 그런사람들에게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이를태면 상대방이 듣기싫어 할 말을 필터링 없이 뇌를 거치지 않고 내뱉는사람.. 또는 남의 약점을 파헤치고 떠드는 사람..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성격의 소유자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다른 누군가를 망신줌으로써 상대방 위에 서길 바라거나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들이있다.. 더 나아가서..

그래도 가끔은 2012.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