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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끔은 | 2010. 2. 24. 13:55
Posted by 패럴미리나 노종현

밤 11시 이미 불도 껐고 자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핸드폰엔 몇달동안 연락이 없었던 친구녀석의 이름이 보이고있다.

"여보세요"    " 나야, 잠깐 볼래"

이미 늦은시간이기도 하고 내일은 출근도 있어서 무엇보다 이제 자야겠다고 이불까지 덮은상황이었으니

거절해야 하는게 맞겠지만  머리와는 달리 내몸과 입은 이미 옷을 입고 나가겠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가까운곳이니만큼 택시를 타고 바로 나갔다. 늘 보던 바앞에서 그녀는 추운날씨에도 안에 들어가있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데 왜 나와있냐고 묻는 나를보고 대답도 않은채 그녀는 먼저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묵묵히 따라 들어간 바에선 딱히 주문하지 않아도 산미구엘과 호가든을 하나씩 앞에 내려놓는다.

한참이나 음악소리를 들으며 담배하나씩 물고는 묵묵히 앞에 놓인 맥주를 홀짝 거린다.

바에선 김범수가 부른 memory 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몇달이나 연락이 없었던 터라 여느때와 같이 남자가 생겼나보다. 그리고 이렇게 찾아온걸보니

헤어졌나보다.. 라고 멋대로 생각하고는 딱히 위로의 말을 한다거나 또는 무슨일이냐며 묻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재떨이엔 이미 상당한 수의 담배꽁초가  기분나쁘게 뭉게져있다.

먼저 입을 뗀건 그녀였다.

"왜 아무말 안해? "

"그냥.. 노래가 듣기 좋아서"

다시 또 한참동안 조용해진 둘. 보다 못한 바탠더가 껴들어서 몇마디 농담도 해 보지만

둘다 좀처럼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우리가 움직이게 된건 결국

쌓여있는 술병과. 이미 상당히 지나버린 시간이었다.

새벽이 되자 아까 나올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추웠지만  둘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걸어간다.

길이 좁아지자 나는 차도쪽을 향해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걷기 시작했다.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여는 그녀. " 신사네 "

" 뭘.. 그냥 니가 길막는거같아서 그런거야"

" 잘지냈어? " 라고 묻는그녀의 말에 오늘 처음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 참.. 빨리도 묻는다. 무슨일이야 이밤중에 ?"

" 나.. 이사가 "         " 그래? 너 혼자? 아니면 가족 전부 다?"

" 가족 전부"            "그래... 어디로 가는데? "

" 응.. 멀리 가는건 아냐. 시골로 갈거야"      " 음.. 가까운것도 아니네.. 무슨 일 있는거야? "

" 응.. 뭐.. 좀... "

" 아.. 춥다... 집에까지 바레다 줄께 택시 타자" 라고 말하며 택시를 잡으러 가려는 내 옷을 황급히 잡는 그녀

" 저기.. .. 한잔 더할래? " "그래? 이미 시간이 이래서 문연곳이 있을지 모르겠다."

" 너네집 여기잖아."  " 뭐~?? 어디 다큰아가씨가.. 남자혼자 사는집을. =ㅛ= 안돼 안돼.. 우리집은 금녀구역이야 "

" 풉~! 됬네 됬어.. 너 출근 하려면 힘들겠다 얼른들어가 나 알아서 갈께"

" 얼래? 사람을 이시간까지 붙잡아놓고 그런말이 나오냐? 4시다 이녀석아... 지금가서 자면 어차피 출근 못해 내가 바래다 줄께"

억지로 택시를 잡아 안쪽으로 밀어넣고는 그옆에 타고 집에까지 가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로 아까의 어색함을

무마해 보려고 했다. 그녀집근처에 내려서는 아까보다는 좀더 가까이서서 걸었다. 어느새

집앞에 도착한 나는... 얼른들어가라며 손을 흔들었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어두운 계단으로 사라져갔다.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술기운에 잠이 쏟아지려는걸 간신히 버티고 있을때 문자가 왔다.

" 정말이지 너는 변하는게 하나도 없네. 서운하다고 잡는척도 안하냐? 오늘 고마웠어 잘자."

" 하루이틀 보는것도 아니고 세삼스럽게 왜그래? "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복잡한 생각들이 또다시 마음속에서 엉켜간다.

그녀와 친구가 되던 시기부터 그녀에겐 사귀는 사람이 있었고

난.. 그 상대 남자와도 친구가되고  헤어진 뒤에도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그녀의 친구와도 줄곧 가까운 사이가

되가면서 친구로 그녀의 옆에 있었다. 다른 상대 남자들 또한 줄곧 나를 따랐고 그녀와 헤어진 이후에도

종종 찾아와서는 술을 청하곤 했다. 오래오래 친구가 되자던 그녀는... 나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품었던게

아닐까 하며 조심해져버렸다. 늘... 이야기 했던것처럼.. 나에게 고백하는 사람은.. 연락을 끊어야 하는 나였기에

불안한 마음마저 찾아든다. 좋은 녀석이었으니까... 행복하길 바라니까... 좀 더 웃으며 지내주길 바라니까.

나에게도 역시... 소중하니까.. 가끔 찾아와서 침묵을 지키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웃으면서

나에게 장난도 쳐주고 ... 놀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 그렇게 행복하길 바라니까.........

혼란스러운.. 나는.. 술기운이 아닌 복잡한 감정에 잠을이루지 못한다. 

이미 몇주나 지나버린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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